간병은 복을 짓는 일
link  행복 유발자   2025-10-31


부부가 살다보면 배우자가 병원에 입원하는 일도 생기고 간병해야 할 일도 생깁니다. 평소 사이가 좋았던 부부라면 성심껏 간호를 하겠지만, 갈등이 많았던 부부라면 간병으로 겪는 괴로움이 크기 마련입니다.

“남편이 몇 년 전부터 뇌경색과 암 등으로 불편해져서 병원에서 치료 중입니다. 그동안 남편이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였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해서도 헤어져야 한다고 여러 번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아이들도 키워야 하고, 남편 뒤치다꺼리할 여유도 없고, 미래도 안 보여서 남편에게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아이들도 이혼하기를 원하고요.”

남편이 아파 누워서 돈 들여 치료해야 하고 간호도 해야 하는데 아이들까지 키워야 하는 처지라면 힘이 많이 들 겁니다. 더군다나 사이도 좋지 않았는데 병간호까지 하려면 갈등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 이 부인의 처지를 위로해 준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고, 조금 아프더라도 따갑게 얘기하자면 그런 마음으로 아이를 키우면 아이들이 훌륭한 사람이 되기 어렵습니다.

아이들도 부모가 이혼하기 바란다고 하는데 그건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그렇지 크면 달라집니다. 어릴 때 부모가 싸우면 아이들은 보통 엄마 편이 됩니다. 그러나 나중에 크면 아버지만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엄마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지금 아버지가 병석에 있고 성질도 내니까 아이들도 “이렇게 살 필요가 있냐”라고 할 수 있지만, 나중에는 엄마가 아버지를 버린 것에 대한 원망과 엄마가 자기를 키워준 고마움 사이에서 애중이 반복됩니다. 그러면 아이들의 정서가 편할 수가 없습니다.

부부사이가 좋지 않았다 해도 한집에서 살았고 또 아이들 아버지니까 ‘내가 당신 돌보겠다’는 마음을 내는게 좋습니다. 그 사람이 짜증을 내도 ‘얼마나 아프면 짜증을 내겠나’ 일이 있어서 늦게 왔지만 혼자서 기다리니 얼마나 짜증 나겠나‘ 하면서 오히려 달래주고 위로하면 그것이 공덕이 됩니다.

이런 마음을 내는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돈이 없어서 중고등학교만 다녔다 해도 훌륭한 사람이 됩니다. 그런데 남편을 버리고 자식들을 대학까지 공부시키고 유학을 보낸다 해도 그 아이의 인생은 행복해지기 어렵습니다.

혹시라도 아이들 앞에서 남편이 화를 내고 짜증을 낼 때 엄마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희도 아파 봐라. 몸이 아프면 저렇단다. 아빠가 나쁜게 아니고 몸이 아파서 그래.” 이렇게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아버지를 이해하고 엄마의 넓은 마음을 느끼면서 인성이 갖춰집니다. 이것이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우는 진짜 교육입니다.

지금은 남편 간병하면서 ’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신세가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지 모릅니다. 하지만 마음을 돌이켜 성심껏 간병해서 복을 짓는 것이 나중에 자식에게 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됩니다.

한 부인은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져 인지 장애로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이 되었다며 하소연을 했습니다. 자신도 암 4기라 보호를 받아야 할 상황인데 남편을 돌보는 게 힘들어서 놔 버리고 싶다는 겁니다.

물론 자기몸도 안좋은데 남편까지 돌보는 것은 힘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인이 한 가지 모르는게 있어요. 뭔가 보람 있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거리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생명이 연장되고 있다는 걸 모른다는 겁니다. 남편 때문에 내가 더 빨리 죽는게 아니라 오히려 남편을 돌보는 일거리가 있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 아픔, 외로움도 극복할 수 있는 거예요.

집에 가만히 있으면 더 오래 살고 잘 살 것 같지만 사람은 조금 힘들더라도 일이 있어서 움직여야 훨씬 건강하고 오래 삽니다. 지금 암 4기이기 때문에 몸조심한다고 늘 끙끙대고 집에 혼자 있으면 더 우울해지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더 커지고 건강은 더 급속도로 나빠집니다.

오히려 나보다 더 아픈 사람을 도와주고 간호라도 해 주면 자기 삶에 보람이 생깁니다. 내가 누군가를 위해서 일하면 이 생명은 더 살려고 작용을 합니다.그래서 지금 그 덕에 살고 있는 건데 그걸 모르고 어리석은 생각을 하는 거예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살았네요. 이렇게 살아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돌보는 역할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생명이 붙어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누군가를 돌보는 그런 사람이 되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마음을 내야 나중에 좋은 일이 생깁니다.

남편에 대해 ‘전생에 악연이었나?’하는 생각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잘하면 선연이 되고 지금 나쁘게 하면 악연이 되는 거예요. 물론 지금은 좀 힘들겠지만 돌보는 마음을 내서 남편을 따뜻하게 감싸줄 때 나에게 진정한 행복이 옵니다. 짧은 힘듦 끝에 긴 행복이 옵니다.






인생수업
법륜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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